본문 바로가기

WebNovel/웹소설 '라면금지령'

[PSI수사대] 라면금지령③ 광란의 라면클럽 속으로~!

지난 줄거리

    웜홀을 통해 300년 후인 2314년의 대한민국에 떨어진 풀무원수사대 풀반장과 풀군은 이제
    웜홀이 영원히 닫혔음을 알게 된다! 뒤따라온 X(엑스)는 100년 전에 등장한 다국적 라면
    회사의 불법 첨가물 라면이 라면 중독과 함께 각종 소요사태, 범죄, 사회문제를 일으키면서
    지구연방정부에서 ‘라면금지령’을 선포하게 되었다는 비극적인 미래 역사를
    들려주는데.....!
 [지난 에피소드 보러가기] 

풀반장이 2314년 미래도시 한복판을 떠다니는 
‘라면금지’ 홀로그램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물었다. 

“라면이 금지됐다면서 어떻게 라면을 먹을 수 있는 거죠?” 

X가 멈췄던 걸음을 다시 떼며 말했다. 

“사람들이 욕망하는 것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 법입니다. 
           그것이 중독성이 있는 것이라면 더더욱...“ 
“라면 생산은 이미 중단됐다고 하지 않았나요?” 
“마음만 먹으면 암시장에서 얼마든지 라면을 구할 수 있습니다. 
           물론 라면이 허용되던 시절에 비하면 턱없이 비싸긴 하지만요...
           결국 라면금지령은 라면 마피아들의 배만 불리고 있는 셈이죠.“  
라면 마피아라구요?” 
“세상에 라면 마피아라니, 
           2014년 사람들은 상상도 못할 일이군요.“  

풀무원 수사대는  
X의 뒤를 따라 어느 지하 깊숙한 곳의 문 앞에 다다랐다. 
문을 여니 그 안에 또 문이 있었다. 그렇게 거듭 몇 개의 문을 지났다.


“도대체 문을 몇 개나 지나는 거죠? 
           이건 뭐 러시아 마트로시카 인형도 아니고...“ 

투덜대는 풀군을 힐끗 돌아보며 
태연한 목소리로 X가 답했다.  

라면 냄새가 새 나가는 걸 막으려면 어쩔 수 없습니다. 
           최첨단 방취 장치로도 막을 수 없을 만큼 
           강력한 것이 라면 냄새거든요.“  

마침내 마지막 문인 듯 이전 문들과 다른 모양새의 문이 나타났다. 
라면 면발처럼 꼬불꼬불한 문양이 양각돼 있는 문이었다.

X가 문을 힘껏 열어젖히며 말했다. 

“여러분은 운이 좋습니다. 
           오늘이 바로 1년에 딱 한 번 있는 ‘라면파티’가 있는 날이거든요.“

순간 콧속으로 진한 라면 냄새가 훅 끼쳐오며 
고막을 찢을 듯한 음악 소리가 전신을 덮쳐왔다. 

풀반장과 풀군은 귀를 막으며 X의 뒤를 따라 안으로 들어섰다.  

라면국물을 연상케 하는 강렬한 주황색 조명 아래 
머리 위에 면발을 얹어놓은 듯 
꼬불꼬불한 가발을 쓴 사람들이 춤을 추고 있었다. 

라면 면발을 목에 칭칭 두르거나 전신에 휘감은 채
흐느적대는 사람들.

사람들이 춤을 추고 있는 스테이지가 
보글보글 끓고 있는 ‘라면’처럼 보였다. 

“저건 뭐죠?” 

풀군이 무대 한 가운데 화려한 조명을 받고 있는 
커다란 유리상자를 가리키며 물었다. 
자세히 보니 그 안에는 다 찌그러진 양은냄비 하나가 진열돼 있었다. 

“저건 냄비가 아닙니까?” 
300년 전 유적지에서 출토된 양은냄비입니다. 
           ‘라면은 양은냄비에 끓여먹어야 제 맛’이라는 
           역사적 기록이 있더군요.“ 
“하...그렇군요. 
           양은냄비가 고려청자나 이조백자 같은 취급을 받게 될 날이 
           오게 될 줄이야...
           그나저나 우리 집에 있던 냄비랑 비슷하네요.“ 
“그런데 사람들이 마시고 있는 건 무슨 칵테일이죠?”   

사람들의 잔에는 전부 기름기가 살짝 도는 주황색 액체가 담겨 있었다. 

“..... 라면 국물입니다.” 

다시 보니 잔에 끼워져 있는 것은 레몬 조각이 아니라 단무지였다. 

하얀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라면 국물을 홀짝이며 
황홀한 표정을 짓고 있는 사람들.  

적당히 식은 라면 국물을 러브 샷 하는 커플 너머로
하나로 이어진 라면 한 가닥을 입에 문 채 
서로를 향해 다가가고 있는 한 남녀의 모습이 보였다. 

“와우, 후끈한데요!”

반쯤 풀린 눈으로 손등에 뿌린 스프를 혀로 핥는 사람들... 

그곳에 모인 사람들은 모두 저마다의 방식으로 라면을 탐닉하고 있었다. 
금지된 라면을 향한 욕망은 막 끓인 라면처럼 뜨겁고 또 자극적이었다. 

어디선가 검은 수트 차림의 젊은 남자가 나타나 X의 어깨를 쳤다. 
남자의 가슴에는 매니저 명찰이 달려있었다. 
남자는 말없이 X와 눈인사를 나누더니 따라오라는 고갯짓을 했다.  

남자를 따라 간 곳은 홀 한 구석의 비밀 룸. 
문을 닫으니 모든 소리가 뚝, 끊기며 이내 사방이 적막해졌다. 

“완벽한 방음이군요.” 

칸막이가 쳐 진 테이블이 벽을 향해 줄지어 놓여 있는 
조용한 독서실 같은 풍경이었다. 

“여긴 뭘 하는 곳인가요?”
“라면을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팔거나 먹는 것조차 불법으로 규정된 만큼 
           만드는 사람도 찾는 사람도 신분보안이 중요해서 양쪽 다 칸막이를 치는 것입니다. 
           서로가 누군지도 알 수 없는 거죠.“ 

X가 말없이 의자에 앉으라는 손짓을 했다. 
풀반장과 풀군이 벽을 바라보고 앉아 있자니 
잠시 후 벽에서 커튼이 열리며 
손으로 밀어 뜨거운 라면 한 그릇이 나왔다. 

“이게 그 라면입니까? 
           다국적 라면 회사에서 만들었다는 
           바로 그 금지된 라면?” 

X가 고개를 끄덕였다. 

“흠.. 겉으로만 봐도 뭔가 
           중독될 것 같은 느낌인데요?
           특히 국물이.....” 

풀반장과 풀군은 2314년의 라면을 
얼얼한 표정으로 들여다보았다.  

빨갛고 파란 투명한 큐브 모양의 라면 국물, 

조명을 받아 반짝거리는 라면 국물 큐브 사이로 
꼬불꼬불 얇은 면발이 뒤엉켜있었다. 

“그래도 면발은 300년 전 라면과 비슷....한데요?” 

풀반장은 긴장한 모습으로 
젓가락을 집어들었다. 

그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옆에 앉은 풀군은 미래 라면을 먹는다는 사실에 
한껏 들뜬 모습으로 신나게 떠들어댔다. 

“라면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그럼 제가 한번 먹어보겠습니다.”

풀군이 너스레를 떨며 젓가락으로 라면을 집어 올렸다. 

보석처럼 반짝이는 라면 사이에서 
묘하게도 하얀 김이 모락모락 피어났다. 

먼저 풀군이 후루룩 소리를 내며 면을 빨아들였다. 
마지막 면발 끝이 풀군의 얼굴에 국물 한 방울을 튀기고는 입속으로 사라졌다. 

 .
 .
 .
 
꿀꺽, 

 .
 .
 .

잠시 후 풀군의 얼굴이 묘하게 변했다. 

풀반장도 라면 한 젓가락을 들어올려 입에 넣었다. 
다음 순간 풀반장은 깜짝 놀란 듯 얼굴이 굳었다.  

“이건.....이건.....” 
“왜 그러시죠?”  
“이건....”

갑자기 풀군이 자리를 박차듯 일어나며 외쳤다. 

“라면이 아니야!!!”

그때였다. 
어디선가 사이렌 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다음 주에 계속됩니다> 


어느 날 풀무원연구소에 열린 시공간의 웜홀을 타고 
300년 후, 라면이 금지된 미래에 떨어진 
풀무원수사대(PSI; Pulmuone Special Investigation)~! 

풀반장과 풀군은 
라면이 금지된 암울한 미래를 구하고   
‘꽃게짬뽕’이 끓고 있는 현재로 
무사히 돌아올 수 있을 것인가?
  
 
PSI수사대~!  
시즌1 ‘오도의 비밀’
시즌2 ‘비만바이러스’

그 제작진이 다시 뭉쳐 준비한  
치밀하고 정교한 SF 블록버스터급의 대작!    

풀무원 블로그 풀사이의 
2014년 미스터리 타임슬립 웹소설~!   

풀무원수사대 시즌3 <라면금지령>~~~!! 

다음주에도 라면이 금지된 미래는 계속됩니다. 

본편사수, 입소문자유! 
격려댓글 폭풍환영! 

커밍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