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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duct/후루룩! 라면데이

제 5의 맛, '감칠맛(우마미)'의 비밀은?

지난 포스트를 통해 국물을 내는 대표 재료들에 대해 이제 잘 알고 계시지요?
[국물 재료들 보러 가기]

다시마, 멸치, 디포리(밴댕이 말린 것), 새우, 북어, 가쓰오부시, 
표고버섯, 그리고 조개! 
무, 양파, 파, 마늘, 생강, 고추 등등~ 

그런데 혹시,
맛있는 국물 재료들을 이야기하면서 ‘국물’ 다음으로 
많이 나온 단어가 무엇인지 기억나시나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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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요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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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칠.맛!

오호!
오호?

잠깐, 그런데…
‘감칠맛’이 뭘까요?


감치는 맛?
구수한 맛?
입에 짝 붙는 맛?
… 맛있는 맛? 

그러니까, ‘맛있는 맛’이란 대체 뭘까요?? ;;;;

궁금한 건 못 참는 풀반장, 열공에 들어갔습니다. @@!
감칠맛이란 과연 무엇이고, 
왜 ‘감칠맛은 맛있다’고 생각하는지 말입니다. 



#사전부터 펼쳤습니다. 감칠맛이란?

음식물이 입에 당기는 맛, 마음을 끌어당기는 힘, 
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음… 더 어렵습니다. ;;;

헌데 ‘마음을 끌어당기는 힘”이라고까지 나와 있는 것을 보면
무척 매력적인 맛인 건 분명하군요. 



#제5의 맛

원래 우리가 오래도록 꼽아온 기본 맛은  
4대 기본 미각이라고 일컬어지는 
단맛, 신맛, 짠맛, 쓴맛 4가지입니다.
(매운맛은 맛이 아니라 통증) 

하지만 음식을 먹다 보면 
4가지 기본 맛 중 어느 것에도 
속하지 않는 맛이 분명 있습니다.

어떤 이가 그것을 감칠맛이라 했고,
1985년 ‘우마미 국제 심포지엄’ 이후 감칠맛은 
단맛 등 4가지 맛에 이어 
제5의 맛으로 인정받기에 이릅니다. 두둥~



#감칠맛의 세계 공용어는 우마미(umami)

우마미는 원래 일본어로  
umai(うまい, 맛있는)와 mi(味, 맛)를 조합한 말입니다. 

우마미, 곧 감칠맛을 발견한 이는 
일본 동경대학의 화학자 이케다 기쿠나 박사입니다. 

평소에도 맛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 이케다 박사는 
두부전골 속 두부에 스며든 다시마 국물 맛의 정체가 궁금해  
연구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1908년 마침내 감칠맛의 대표 성분인 
글루탐산(아미노산 계열)을 다시마에서 추출하는 데 성공합니다. 

그가 감칠맛을 기본 미각으로 보았던 건
단맛, 신맛, 짠맛, 쓴맛의 4가지 기본 맛을 어떤 방식으로 섞어도 
감칠맛을 낼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답니다. 



#감칠맛의 3가지 대표 성분

이케다 박사가 다시마 속에서 감칠맛을 내는
글루탐산이라는 아미노산 성분을 추출해낸 이후 그의 제자 등이 

가쓰오부시에서 이노신산(핵산 계열),
표고버섯에서 구아닐산(핵산 계열)을 
발견, 추출해내는 데 성공합니다. 

곧 감칠맛이란
‘천연 재료 속 글루탐산, 이노신산, 구아닐산 성분이 
우러난 맛’이기도 합니다.  



#감칠맛, 왜 맛있다고 느낄까?

놀랍게도 감칠맛은 태어나 처음 먹는 
모유와 거의 비슷한 맛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본능적으로 더욱 
친근하게 느껴진다는 거지요. 

또, 우마미 성분을 섭취하면 
소화액과 침의 분비가 왕성해져 소화가 잘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또!
감칠맛의 변환 과정은 한 가지 차이를 제외하고는 
단 맛과 같습니다.

엄마 뱃속에 있는 아기는 엄마가 단맛 나는 음식을 섭취하면
더 빨리 입을 오물거립니다. 
곧, 뱃속의 아기도 좋아하는 맛이 바로 단맛인 셈이니,
단맛을 닮은 감칠맛을 좋아하는 건, 
당연한 본능인 셈이지요. 




#감칠맛이 풍부한 자연 재료들

글루탐산은 
다시마, 조개, 파르메산 치즈, 김, 토마토, 양파 등에

이노신산은 
가쓰오부시와 멸치, 육류에 

구아닐산은
채소들, 특히 말린 표고버섯 속에 많이 들었습니다. 


물론, 감칠맛은 이 밖에도 많은 음식 재료들 속에 들어있습니다. 



#감칠맛, 플러스의 마법

감칠맛 성분들은 그 자체의 맛보다는 
다른 맛을 돋워주는 데 더 큰 능력을 발휘합니다. 

그래서 두 가지 이상의 재료를 
함께 사용하면 맛이 훨씬 더 좋아집니다. 

맛있는 국물을 낼 때 달랑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가지 재료들을 
함께 넣어 우리는 이유를 이제 아시겠지요?



#감칠맛과 MSG와의 관계

1997년 미국 마이애미대학의 두 과학자 니루파 차우드하리와 스티븐 로퍼는 
동물 혀에 있는 어떤 미각 돌기가 유독 
MSG(Monosodium Glutamate)에 대해서만 반응하는 것을 발견하고 
이를 제5의 미각 '우마미'로 이름 붙였습니다.  

MSG의 주성분은 
‘글루탐산(glutamate)’입니다. 

예, 다시마에 듬뿍 들었다는 
바로 그 감칠맛 성분, 글루탐산 맞습니다. 


글루탐산 자체에는 아무 맛이 없지만
음식으로 만들면 특유의 감칠맛이 난다고 하는데요,

요 글루탐산은 불안정한 분자이기 때문에  
대체로 맛없는 것들과 뭉치려고 한답니다. 

그래서 나트륨을 더해 안정적인 상태로 만든 게 
화학조미료의 원조인 MSG, 곧 L-글루탐산나트륨입니다. 

초기에는 탈지대두의 단백질을 염산으로 가수분해 시켜,
글루탐산을 얻었고, 이를 다시 수산화나트륨으로 중화시켜
MSG를 만들어냈다고 합니다. 
음… 과정이, 꽤 복잡합니다. ;;;

MSG는 마법의 가루로 불리기도 합니다. 

글루탐산은 물에 잘 녹지 않지만
(다시마를 물에 넣고 한참 동안 우리거나 끓여야 맛이 나듯)
MSG는 물에 잘 녹아 사용이 간편하고,
아주 조금만 넣어도 감칠맛이 마구 나게 바꾸어주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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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감칠맛의 실체, 손에 잡히시지요?

세상은 참 좋아졌습니다. 

고르고, 다듬고, 씻고, 뜨거운 불 앞에서 
몇 시간 동안 우려야만 감칠맛 나는 국물을 맛볼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몇 톨의 가루만으로도 감칠맛 탄생.

감칠맛을 내는 화학적 합성 첨가물인 
MSG에 대한 의견은 여전히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무해하다, 혹은 유해하다…


우리들의 마음도 이중적입니다. 
MSG라는 단어는 째려보면서, MSG 들어간 라면 국물엔
밥까지 말아 훌훌 마시곤 합니다. 

그래도 말입니다. 
아직 의견이 분분한 성분이라면 특히 
어린아이는 조심이라는 전제가 붙었다면 
되도록이면 넣지 않는 편이 낫지 않을까요?


그리고, 감칠맛이라는 것,
나의 혀가 기억하는 감칠맛이 정말 진짜 감칠맛인지
일 테면, 

다시마, 표고버섯, 그리고 조개 등등의 
자연 재료 속에서 나온 은근하고 풍부한 감칠맛인지
혹은 
오직 사람의 혀끝만 속이려 드는 독한 감칠맛인지 

한번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요?

한참 동안 감칠맛 이야기를 하고 났더니
감칠맛 나는 국물이 먹고 싶어집니다. 

다시마 국물? 멸치 국물? 
풀반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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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운한 감칠맛의 바지락, 
감미로운 감칠맛의 홍합,
향긋하고 시원한 감칠맛의 백합…



크...! 시원한 조개, 국물!

오늘
바로 그 조개 국물 한 냄비 어떠세요?

우리가 애정하는 쫄깃쫄깃 면발도 넣어서?


조개탕 + 라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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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락 + 홍합 + 백합 + 바람면
=
 
백.합.조.개.탕.면

칼칼 개운~ 국물 맛 끝내주는 조개 3총사
기름에 튀기지 않고 바람에 말려 더욱 맛있고 담백한
바람면이 마침내 만났습니다. 

바로 요기서!


맛,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 
맛있고 건강한 라면, 얼마든지 있습니다. 

바로 
요것





 

posted by 풀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