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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HAS Life

'뽕'나무 열매를 아시나요?...블랙푸드의 대표선수, 무농약 '오디'산지 탐방기~

오래전 동네 꼬마들이 손을 까맣게 물들여 가며 따먹던 간식에서
서양 블루베리에 버금가는 귀한 몸이 된 과일
이 있습니다!


바로,
포도의 23배, 검정콩의 9배
나 되는
항산화 색소인 안토시아닌 성분이 풍부해
블랙푸드의 대명사로 손꼽히는 '오디'입니다!

<동의보감>에서도 당뇨와 오장에 이롭다고 할 정도
오래전부터 그 효능을 인정받고 있는 오디, 

뽕잎은 누에가 먹고, 오디는 사람이 먹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뽕나무는 버릴 것이 없다고 하죠. 그 열매인 오디 역시 활용법이 무척 다양합니다.

오디잼, 오디 발효액, 오디 요구르트, 오디 타르트, ... 마;맛있겠;; :d

우웅? 갑자기 오디에 대한 궁금증이 뭉게뭉게 피어오르셨다구요? ㅎㅎ
그렇다면 지금 당좡~ 경북 상주에 있는 무농약 오디 산지로 고고- >_< 

 
  경북 상주 무농약 오디
  새콤달콤 원기충전! 
  깊은 산 속‘뽕’열매


  작고 무르기 쉬워서인지 시중에서 볼 수 있는 건 대부분 냉동 오디다. 얼리지 않은 보드라운
  오디 생과를 오물오물 씹어볼 수 있다는 건 꽤 드문 일인데, 뜻밖에 친환경 식품 전문 매장
  에서 6월이면 오디 생과를 만나볼 수 있단다.


1. 경북 상주 옥산리 고요한 산골짜기 속 ‘올가 무농약 오디’.


볕 좋은 6월 어느 날, 자그마한 카페 창가에 앉아 난생 처음 오디 타르트를 먹었다. 고소한 타르트 반죽 위에 콕콕 박힌 까만 오디 알맹이와 오디 생크림. 달콤한 맛, 그리고… 아, 오디가 이 맛이구나!
작고 무르기 쉬워서인지 시중에서 볼 수 있는 건 대부분 냉동 오디다. 얼리지 않은 보드라운 오디 생과를 오물오물 씹어볼 수 있다는 건 꽤 드문 일인데, 뜻밖에 친환경 식품 전문 매장에서 6월이면 오디 생과를 만나볼 수 있단다.

블랙 푸드의 새 얼굴, 오디
뽕나무의 열매인 오디는 동네 꼬마들의 만만한 간식이었다. 6월이 오면 뽕나무에서 까맣게 익은 오디가 툭툭 떨어지기 시작한다. 놀다가 배고프면 손을 뻗어 따먹고, 손이 닿지 않는 건 나무를 흔들어 떨어진 걸 주워 먹으면 된다. 하지만 다 옛날 얘기다. 지금은 홈쇼핑 인기 과일인 서양 블루베리에 버금가는 귀한 몸이다. 오디가 블랙 푸드의 대표 선수로 급부상한 건 항산화 색소인 안토시아닌 성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 양이 포도의 23배, 검정콩의 9배나 된다. 동의보감에는 “까만 오디는 뽕나무의 정령이 모여 있는 것이다. 당뇨와 오장에 이롭다.”는 구절이 있다.
최근 농촌진흥청 농업과학기술원이 발표한 자료는 이를 과학적으로 뒷받침한다. 자료에 따르면 오디에는 꽤 많은 양의 노화 억제 물질과 불포화지방산, 혈중 콜레스테롤을 억제하는 리놀산, 고혈압 억제물질인 루틴 등이 함유되어 있단다. 특히 항염, 항암, 피부의 탄력을 높이는 ‘레스베라트롤’이라는 물질은 포도의 156배, 땅콩의 780배에 달한다.

2. 블랙 푸드 오디 속에는 항산화 색소인 안토시아닌 성분이 포도의 23배나 들었다. 3. 오디가 익어가는 드라마틱한 과정. 연녹색의 어린 뽕나무 열매 오디는 뜻밖에 하얗게 변했다가 검붉어지고 마침내 새까매진다.


누에가 먹는 뽕잎, 사람이 먹는 오디
무농약 오디 생산자 김종국 씨(43세)를 만난 건 오후 3시가 가까운 때였다. 오전 7시에 아침을 먹고 종일 정신 없이 바빠서 점심을 걸렀다는데도 활기차다. 그가 밝힌 이유인즉, “일하는 틈틈이 오디를 먹고 있잖아요.(웃음)”
경북 상주에서 나고 자란 그는 뽕잎 따기 아르바이트(?)를 거쳐 지금은 뽕나무 3,000여 그루의 주인이다. “상주가 삼백(쌀, 누에고치, 곶감)의 고장이지 않습니까. 상주 전체가 뽕밭이었어요. 아버님도 누에를 치셨는데 누에 밥 당번이 저였죠. 뽕잎을 따고 일주일에 아마 200원씩 받았을 거에요.” 
번성하던 누에 치기는 1990년대로 넘어가면서 사양길에 접어들었다.  동네 사람들이 오며 가며 따먹던 오디가 팔 수 있는 과일이 된 건 얼마 되지 않았다.


산속에 푸욱 파묻힌 뽕나무 밭
김종국 씨의 뽕나무 밭은 상주 옥산리 산비탈에 자리 잡고 있다. 굽이굽이 산골짜기 비탈길을 돌아가면 잉카의 고대도시 마추픽추처럼 홀로 올라앉은 1만여 평의 뽕밭이 나온다. 저 멀리 아래로는 다랑논이 촘촘히 이어진다. 50계단이 넘는단다.
“전망 좋고 조용하고, 산속에 푹 파묻혀 있으니 주변에서 농약이 날아올까 노심초사 안 해도 되고 이만한 명당이 없어요.” 지금이야 이리 편한 소리를 하지만 8번을 다시 보고 나서야 겨우 뽕밭을 만들 결심이 설 만큼 고민이 많았다. 10년 전 이곳은 찔레나무, 아까시나무, 그리고 야생 뽕나무가 빼곡했다. 흙은 건강했지만, 땅을 고르는 데만 꼬박 3년이 걸렸다.  
밤나무 뒤 뽕나무, 아까시나무 옆 뽕나무…. 여전히 밭이라기보다는 산의 형태에 가까운 이곳의 풍경은 모눈종이에 점 찍듯 열 맞춰 심어진 여느 과일 농장들보다 훨씬 생기가 넘친다.
뽕나무는 4월 초면 싹을 틔운다. 아주 작은 송충이처럼 생긴 노란빛 수꽃과 가느다란 촉수 같은 암꽃이 피고 나면 곧 열매가 맺힌다. 열매가 익어가는 과정은 무척 드라마틱하다. 새끼손톱만 하던 연녹색의 열매는 뜻밖에 하얗게 변했다가 검붉어지고 마침내 새까매진다. 드물게는 처음부터 붉은색이 나거나 끝까지 하얀 채로 익어버리는 품종도 있다. 간혹 오디와 복분자를 헷갈려 하는 이들이 있는데 복분자는 넝쿨 열매이고, 오디는 나무 열매이다. 복분자 색은 산딸기와 비슷한 짙은 붉은색이고, 오디는 까만색에 가깝다. 맛은? 둘 다 새콤달콤하지만 오디가 좀 더 달고 풀냄새를 닮은 독특한 향이 있다.

4. 올가 오디 밭. 제초제를 치지 않아 풀이 무성하다. 5,6. 한 가지에서 나는 한 형제지만 익는 속도는 제각각이다. 7. 오디는 표면이 얇고 즙이 많아 빨리 무르기 때문에 아기 다루듯 해야 한다. 무조건 한 알씩 손으로 직접 딴다.


냉동 오디가 등장한 사연
올해 첫 오디 수확은 6월 2일이었다. 나무 한 그루당 15일에서 20여 일에 걸쳐 5,6번 수확을 한다. 오디 수확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과육의 표면이 얇고 즙이 많아 빨리 무르기 때문에 아기 다루듯 해야 한다. 오디는 무조건 한 알씩 손으로 직접 딴다. 덜 익어도 안되지만 잘 익어도 곤란하다. 밭에서 바로 먹자면 완숙 상태의 열매 맛이 최고지만 차 안에서 살이 터져 물이 생긴다. 아쉽지만 생육 상태로 나갈 것들은 고들고들한 상태의 까만 열매 위주로 딴다. 수확한 오디들은 하나씩 눈으로 직접 확인해가며 박스에 담는다.
사정이 이러니 보관과 배송도 큰일이다. 오늘 따서 내일이면 특히 상온에 두면 금방 곰팡이가 나고 짓무르기 일쑤여서 배송 시 차량의 온도, 매장 내 진열대의 온도도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사정이 이러니 냉동은 오디를 신선하게 먹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다.


뽕나무 ‘열공’의 현장
오디 농사는 아직 신개척 분야다. 누에의 먹이가 되는 뽕잎이 아닌 사람이 먹을 오디를 위해 뽕나무를 본격적으로 재배하기 시작한 것은 불과 10년이 채 되지 않는다. 재배 역사가 짧으니 품질 관리 기준을 세우기도 쉽지 않다.
복분자의 품종이 한 가지인데 반해, 오디의 품종이 다양한 것도 원인이다. 부안 오디가 상주에 오면 얼어 죽고 만다. 심은 첫해에 열매가 달리는 나무가 있는가 하면 이듬해가 지나야 달리는 나무도 있다. 그래서일까. 그의 명함에 박힌 건 아무개 작목반이 아니라 ‘오디 연구회’이고, 그의 뽕밭에서 자라고 있는 나무에는 연습장에 수학문제를 풀 듯 접붙인 흔적들로 가득하다.
잘 팔리는 품종만 키우면 일이 줄 것 같은데 그의 생각은 좀 다르다. “취향에 맞게 골라 먹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다양한 품종들, 다양한 맛과 향의 오디가 소비자와 만났으면 합니다.”
아쉬운 건 눈먼 도시 사람들의 선입견이다. “오디는 일반적으로 작을수록 맛있는데(품종이 다양한 만큼 절대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도시 사람들은 큰 것만 좋아하더군요. 누에에게 먹이던 청일뽕은 열매는 작지만 맛과 향이 두루 좋고 당도도 높습니다. 크고 인물이 잘생긴 건 익수뽕과 대성뽕이고요. 수원뽕은 맛과 향이 평균 이상은 됩니다. 단 빛깔에 때가 좀 꼈어요.” “소비자의 생각이 바뀌어야 해요. 깨끗하고 인물 좋은 쪽으로만 손이 가면 만드는 쪽에서도 그렇게 가기 마련이거든요. 소비자 생각이 바뀌면 농사꾼 생각도 바뀝니다.”

8. 새까맣게 잘 익은 오디. 9. 이곳 뽕나무마다 접붙인 흔적들이 있다. 이른바 ‘고통의 산물’! 더 나은 열매를 찾기 위한 노력이다. 10. 누에. 경북 상주는 예로부터 삼백(쌀, 누에고치, 곶감)의 고장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유기농 뽕밭 홍보 대사는 고라니 군
잘 키운 그의 오디를 가장 먼저 먹는 건 이 동네 멧돼지와 너구리, 오소리들이다. 특히 힘세고 기운찬 멧돼지는 먹이 중에서도 오디를 가장 좋아한단다. 뽕잎은 고라니와 노루의 차지다. 한 방울의 농약에도 목숨을 잃는 것이 고라니이고 보면 뽕나무 아래 뒤덮인 풀과 함께 유기농 뽕밭 홍보 대사쯤 되겠다. 어느 밭의 풀은 반드시 없애야 할 골칫거리지만, 산비탈을 타며 풀을 깎는 그의 노동과 정성이 있기에 이곳의 풀은 질 좋은 퇴비의 재료가 된다. “복숭아나무를 심은 적이 있어요. 당연하게 제초제를 쳤는데 풀이 싹 없어지는 거에요. 저렇게 풀이 잘 죽으면 사람도 죽겠다 싶더군요.” 어찌 보면 유기농법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농사꾼의 다짐 “내 식구가 먹을 오디”
요즘 그의 고민은 잎에 붙어 수액을 빨아먹는 뽕나무 이. 화학약품을 딱 한 번만 뿌리면 말끔히 없앨 수 있는데다, 휘발성이 강해 검사 시 유해 성분이 검출되지도 않아 오디 농사꾼 사이에서는 두루 쓰이는 성분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목초액 같은 친환경제제를 써가며 고군분투 중이다. 
맑은 영혼에만 기댈 수는 없겠지만 걸음마 단계인 오디 농사에 그것도 곱절은 고된 유기농법을 고집하게 만든 그의 심성은 뽕나무들이 제힘으로 커 나가는데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 것이다. “별다른 건 없습니다. 내 식구 먹을 정도로만 합니다. 내 식구가 못 먹으면 남도 못 먹어요.”
이렇듯 철저하게 유기농법으로 재배되는 이 댁 오디의 친환경 농산물 등급은 아쉽게도 무농약. 단체가 아닌 개인이 유기농 인증을 받는 일이 아직은 쉽지 않아서란다.


오디 잼, 오디 발효액, 오디 요구르트, …
오디는 냉장고에 들어갔다 나오면 바로 물러지기 시작한다. 씻는다고 물에 담갔다 빼도 그렇다. 김씨는 씻지 않고 먹기를 권한다. “오디 표면에는 온갖 효소들이 붙어 있어요..”
생과를 샀다면 빠른 시간 안에 양껏 먹은 다음 무조건 냉동한다. 냉장하면 사흘 가기가 바쁘다. 보관은 정말 까다롭지만, 즙이 많고 달콤새콤해서 술을 담그거나 잼으로 만들어 먹기에는 최고다. 잼 중에서도 오디 잼은 흔치 않은 고급 잼에 속한다. 설탕을 넣고 발효시킨 오디 발효액은 사시사철 만성피로에 시달리는 누군가에게 꽤 유용할 것이다. 다양한 영양성분이 고루 풍부하게 들었지만, 칼로리는 낮은 오디. 오디 철은 지고 있지만 곁에 두고 먹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11. 오디연구회 회장도 맡고 있는 생산자 김종국 씨. 오디 재배 기준은 “내 식구가 먹을 오디”



글을 쓴 한정혜는 자유기고가다. <자연을담는큰그릇>에서는 ‘산지를 들여다본다’를 주로 담당하고 있어 풀무원의 거의 모든 산지를 두루 돌아보고 있다. 홍보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고, 간간이 행복한 자원활동에 몰두한다.


본 컨텐츠는 풀무원 사외보 <자연을담는큰그릇>에서 발췌하였습니다.


posted by 풀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