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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 Recipe/그 푸드? 저 푸드!

소금,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 천일염,암염,정제염 등

우리가 먹는 모든 음식에 들어가지만
그 활용도 만큼의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는 재료가 하나 있습니다.

'비운의 재료' 라는 말이 어울릴 법한 그것은
다름아닌 '소금'입니다.

전통적으로 염장 식품 문화가 발달한 우리나라에서
더 없이 중요한 재료인 소금~!

우리 풀사이 가족분들은 소금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시는지요?
소금의 종류는 물론이고 중요성, 좋은 소금 고르는 법까지
소금에 대한 모든 것을 알아보실까요~.



유기농 음식재료 분별하는 법
소금, 가려먹고 계신가요?

음식에 넣으면 간을, 몸 안에서는 체액 균형을 맞추어주는 소금.
우리는 이 하얀 가루에 대해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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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보면 물이나 공기 같다. 없으면 하루도 못 살지만 정작 매일 소중함을 되새기며 살게 되지는 않는다. 하루 세끼를 먹으면서 소금의 존재를 깨닫는 순간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 아마도 음식이 소태처럼 짜거나 삼계탕을 먹을 때 따라나오는 소금 그릇을 볼 때 정도일 것이다. 매일 모든 요리에 들어가고, 특히 우리네 반찬에는 빼놓을 수 없는 양념. 그러나 채소를 고르듯 꼼꼼하게 소금을 고르는 이들은 그다지 찾아보기 어렵다.


푸대접받는 소금?
현대인들에게 흰 소금은 설탕과 더불어 거의 공공의 적처럼 되어버렸다. 혈압이 높거나 성인병 증상을 보이는 이들이 가장 흔히 듣는 조언은 ‘짠 음식을 줄여라.’라는 말이다.
염분을 줄이고 ‘저염’ 꼬리표를 단 가공식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으며, 아예 무염식을 시행하는 이들도 있다. 기원전부터 인간과 함께해 온 이 필수 조미료가 그토록 해로운 것이었단 말인가?
여느 향신료들이 그러하듯 소금 역시 처음에는 부와 권력의 상징이었다. 바닷가나 암염광산이 있는 한정적인 지역에서만 생산되었기에 고대 무역의 중심지에는 늘 소금이 있었다. 소금이 있는 음식과 없는 음식의 맛은 그야말로 하늘과 땅 차이였고, 그 사실을 알게 된 사람들은 소금을 애타게 원했다. 맛뿐 아니라 생선과 육류의 비린내를 없애주고 치즈를 탄생시켜 음식문화 자체를 끌어올렸다. 특히 소금이 지닌 살균과 보존 작용은 그 어떤 향신료도 해내지 못한 일이었다. 그러나 소금의 융성도 긴 세월이 흘러 공장처럼 마구 소금을 만들어내는 대형 제염업체의 등장으로 끝이 났다. 이제 아무도 소금을 귀한 음식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종류도 성분도 제각각
소금의 주성분은 염화나트륨 NaCl이다. 그리고 이 성분의 함량이 높을수록 염도가 높다고 표현한다. 엄밀히 말하면 소금이 받는 오해는 이 염화나트륨 때문이다. 염화나트륨은 염소 61퍼센트, 나트륨 39퍼센트로 이루어지는데 나트륨이 특히 몸에 해롭다. 과다 섭취 시 혈액을 산화시키며 고지혈증이나 동맥경화를 비롯한 심혈관계 질환을 일으킨다. 그러나 소금이라고 다 해롭지는 않다. 일단 소금 종류부터 찬찬히 짚어보자. 먼저 천일염은 바닷물을 염전으로 끌어들여 햇빛과 바람에 물기를 날린 후 만든다. 색이 약간 거무튀튀하며 입자도 거칠다. 우리가 가장 흔히 보는 희고 일정한 굵기의 소금은 정제염이다. 천일염에서 간수 성분을 빼고 염화나트륨만 추출해서 표백처리를 해서 만들며 염도도 가장 높다. 정제염과 꽃소금을 혼동하는 이들도 있는데, 제조방식에서 차이가 난다. 꽃소금은 수입 천일염에 국산 천일염을 10퍼센트 정도 섞어 물에 녹인 후 100~200도에서 증발시켜 다시 소금을 만든다. 염도 역시 90퍼센트 이상으로 높아 정제염과 별다를 바 없다.
저나트륨 소금은 최근 나트륨 성분 때문에 소금이 괄시를 받자 마치 건강식품인 양 등장했다. 하지만, 인공적으로 염화나트륨 함량을 줄인 대신 화학물질을 첨가해 짠맛을 낸 제품이 많다. 식약청은 2006년 9월부터 ‘신장질환이나 특정 혈압약 또는 이뇨제 복용 등으로 칼륨섭취를 제한받는 사람은 의사와 상의한 후 섭취하라.’라는 경고 문구를 삽입하게 했을 정도다. 맛소금은 정제염에 MSG 등의 화학조미료를 넣어 미세한 입자로 가공한 제품이다.


자연과 시간이 만드는 암염
위 소금들이 어느 정도 햇빛에 말리거나 끓이는 인공적인 과정을 거친다면, 온전히 자연과 시간이 만들어내는 소금도 있다. 바로 암염이 그것. 암염은 광활한 자연에서 채취하는 천연의 순수한 소금 덩어리다. 주로 티베트나 인도 북부, 중국내륙지방에서 채취한다. 먼 옛날 지각운동에 의해 바다였던 지역이 갑자기 솟아 거대한 바닷물이 일정지역에 갇히게 되었다.
그것이 그대로 거대한 염전호수 등을 이루었다가 1억 년 이상 고온지역의 건조한 기후에 수분이 증발하고 염분만이 남아 순수한 결정체인 소금 덩어리가 모이게 된 것이다.
평생 가봐야 바다를 볼 일 없던 내륙지방 사람들은 이 암염이 없었다면 소금을 섭취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전남 신안군에 있는 소금박물관의 사료에 따르면 고구려 시대 주몽이 소금을 구하러 티베트 소금산에 갔다는 것이다. 지금같이 교통이 발달하지 않은 시대에 험준한 준령을 넘어 티베트까지 갔다는 것은 그 시대에 소금의 확보와 사용이 얼마나 중요한 나랏일이었는지 가늠하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정제염을 조심할 것
최근 주목받는 소금은 한국에 전통적으로 전해 내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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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방식으로 만드는 자염이다. 갯벌에 바닷물이 들어오지 않는 동안 말린 갯벌 흙에 바닷물을 통과시켜 진한 소금물을 만든다. 그 소금물을 가마솥에 뭉근히 8~10시간 끓여 소금을 추출한다. 흙 속에 담긴 아미노산과 유기 미네랄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갯벌에는 바닷물 성분을 쏙쏙 흡수하며 자라는 한해살이 풀 함초가 자라는데, 한때는 소금 제조에 방해된다며 뭉텅 뽑혀버렸던 천덕꾸러기지만 최근에는 콜린, 다당체 등 뇌와 몸에 좋은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음이 밝혀지면서 함초 성분을 함유한 자염도 인기를 얻고 있다. 죽염, 심층수 미네랄 소금, 안데스 호수 소금 등 지역과 제조 방법에 따라 수많은 소금이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이렇듯 다양한 종류의 소금들이 있고 제각기 염분 농도와 함유 성분도 다르기에 딱 잘라 ‘소금은 해롭다.’라고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사람의 혈액 속에도 염분이 0.9퍼센트 정도 들어 있고 이 농도를 자연스럽게 유지하는 일이 중요하다. 따라서 소금 자체를 멀리하기보다는 인위적으로 지나치게 염분 농도를 높인 정제염을 주의하는 정도로 이해해야겠다.


좋은 소금이 좋은 두부를 만든다
소금에서 흘러나오는 ‘간수’도 꼭 알아두어야 할 성분이다. 염화마그네슘이 주성분이며 염화칼륨 외에 각종 미네랄 성분으로 이루어진다. 두부를 굳히는 데 쓰는 물질인데, 바닷물 안에 든 오염 성분을 그대로 지니고 있어 천연 정제과정을 정확하게 거치지 않으면 몸에 좋지 않은 성분이 그대로 남는다. 따라서 두부를 살 때는 제조사가 오랜 기간 간수에 대한 연구와 개발로 소비자의 안전을 고려하고 있는지도 빼놓지 않고 살펴보아야 한다. 위생적인 공정과 천연 제조공법으로 화학적으로 처리하지 않은 천연 간수만을 사용하고 있는지 신뢰할 수 있는 곳이라야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안전을 확보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최근에는 식약청에서 두부에 사용할 수 있는 식품첨가물의 종류와 함량을 허가제로 관리하고 있지만, 이전에는 여러 가지 화학약품이 간수 대용으로 사용되면서 건강을 위협하던 시절도 있었다. 두부를 고를 때도 가격만을 생각할 게 아니라 제조사, 어떤 제조 공정으로 만들어졌는지, 영양성분 표시도 꼼꼼히 살펴보아야 한다.


미네랄 많은 소금? 불순물 없는 소금?
역설적인 사실은 작년 9월 전까지만 해도 식품위생법이 염화나트륨 덩어리인 정제염만을 식용 소금으로 인정했다는 것이다. 이 법에 따르면 식용으로는 제재, 가공, 정제 소금만을 쓸 수 있다. 천일염은 80퍼센트에 달하는 염분 이외에 20퍼센트의 불순물을 갖고 있다는 이유로 ‘광물’ 쪽에 분류되었다. 그 20퍼센트의 불순물은 물론 모래, 흙, 규소도 포함하지만, 정제염에는 없는 칼슘, 마그네슘, 칼륨 같은 미네랄 성분도 있다. 일반 음식점에서 요리에 천일염을 쓰면 불법행위로 규정했던 염관리법 개정안이 2008년 3월 국회 심의를 통과하면서 이제는 천일염도 제자리를 찾고 있다. 다만, 자연탈수 이외에 별다른 가공을 거치지 않는 천일염은 바닷물 오염의 영향을 쉽게 받는다. 따라서 생산되는 지역이 청정지역인지를 꼼꼼히 확인하고 골라야 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좋은 소금 고르는 기준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천일염이 몸에 좋은 미네랄 성분을 함유하고 있기는 하지만 불순물이 완전히 제거되었는지 판단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따라서 불순물을 섭취하느니 미네랄도 불순물도 전혀 들어 있지 않은 정제염이 좋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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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소금은 뒷맛이 달다?
현재 한국의 소금 자급률은 20퍼센트 정도밖에 되지 않으며 나머지 80퍼센트는 호주, 멕시코, 중국 등지에서 모두 수입한다. 가격 차이도 상당해서 국산 소금은 수입 소금에 비해 심할 때는 100배 가까이 비싸다. 당연히 소금을 다량으로 사용하는 식품 제조업체들은 성분의 꼼꼼한 체크 없이 소금을 수입해 쓰기 쉽다. 오염된 지역에서 생산된 소금이 중금속과 환경호르몬을 함유하고 있다는 뉴스도 가끔 접한다.
전 세계적으로 소금은 농산물이 아니라 일종의 암석이자 광물로 분류된다. 그래서 채소나 과일처럼 일률적인 유기농 인증 기준이 없다. 한국은 갯벌과 염전이 있는 지역에서 도지사 인증 기준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이 있긴 하지만 그때까지는 소비자들이 알아서 사는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일반적으로 좋은 소금들은 대략 다음과 같은 특징을 지닌다. 일단 눈으로 보았을 때 건조 상태가 일정해야 한다. 천연 소금이냐 정제 소금이냐에 따라 습도가 다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물이 불규칙하게 줄줄 흐르거나 하면 좋지 않다. 색은 지나치게 희면 표백처리를 거쳤을 수 있다. 천일염은 색이 희미한 회색을 띠기도 하므로 크게 색에 신경 쓸 필요는 없지만, 붉은색은 산화철 성분이 대부분이므로 좋지 않다.
맛을 볼 수 있다면 혀로 살짝 맛을 보되 역한 맛이나 불쾌한 냄새가 나는 것은 피한다. 좋은 소금은 뒤에 살짝 단맛이 남으며 짠맛이 오래가지 않는다. 또한, 물에 녹이면 바닥에 가라앉는 침전물들이 적어야 한다.


하루 5그램 이상은 곤란
요사이 ‘기능성 소금’, ‘유기농 소금’, ‘귀족 소금’ 등 갖가지 형용사를 달고 고가의 소금들이 수입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인의 하루 소금 권장 섭취량은 5그램이며, 어떤 소금이든 이를 지나치게 넘어서는 양을 섭취하면 좋지 않다.
광고나 입소문에 현혹되기보다는 성분표시를 꼼꼼하게 한 번 더 살피는 게 좋다. 농산물에 따르는 유기농 인증 기준은 없지만 국제유기농협회(IFOAM)의 규정에 따라 채취, 생산, 포장하는 소금에 한해 각 나라가 자율적으로 유기농 인증을 시행하고 있기도 하다. 따라서 유기농을 주장하는 소금은 수출국 자체의 인증은 제대로 받은 것인지 꼭 확인해야 한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염장 식품의 문화가 발달한 나라다. 우리네 밥상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음식들을 들 때, 어느 것 하나 소금 함량이 적은 것이 없다. 김치, 된장, 고추장, 젓갈. 모든 요리의 밑바탕은 소금의 힘이 좌우하며, 소금 하나만 바꾸어도 밥상 전체의 맛과 영양 균형이 재조정된다. 굳이 김장 때가 아니더라도 평소 요리에 소금을 넣을 때마다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이다.

글을 쓴 윤나래는  컬럼 기고와 일어, 영어 번역 등 글 쓰는 일로 밥벌이를 하고 있다. 어떤 글이건 마음을 다해 써내는 것이 장점이라면, 단점은 수줍고 심약한 것. 더 강해져서 좋은 글을 쓰기 위해 애쓰는 중이다.

*본 컨텐츠는 풀무원 사외보
<자연을담는큰그릇> 2008년 가을호에서 발췌하였습니다.
posted by 풀반장사용자 삽입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