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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반장's Live

3월 27일! 깜깜한 밤을 누릴 권리.....딱! 1시간만 불을 꺼요~ '세계 Earth Hour'

안녕하세요, 저는 풀사이 객원 에디터인 '그린C'라고 해요.
앞으로 저는 '풀반장의 그린리포트'에서 자주 보시게 될 거에요. ㅎㅎ

자세한 얘기는 이 포스트 맨 밑에 적어두었구요.
일단, '깜깜한 밤'에 대한 얘기부터 해볼까 해요.
 
"깜깜한 밤을 보신 적 있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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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안 되는 질문 같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도시는 불야성, 옛날처럼 정전될 일도 없으니
깜깜한 밤은 깊은 산 속에 들어가지 않는 이상 보기 어렵습니다.


대형 건물의 휘황찬란한 조명 때문에
밤 하늘의 달빛과 별빛을 보고 이동하는 철새들이 방향을 잃고 죽어갈 정도로
우리의 밤은 너무 밝습니다. 잔인하죠?
원래 밤에 울지 않는 곤충인 매미가 한 여름 도시에서 맹렬하게 울어대는 이유도
밤낮 없이 너무 밝아 잠들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사실도 미안하고 슬프기까지 합니다.


우리 인간들 역시 빛 공해의 피해자입니다.
물론 자초한 것이니 피해자라고도 할 수 없겠지만요.;;;
전기 조명이 발명된 이후 사람의 수면 시간은 1시간 이상 줄었다고 해요.
이런 현상은 건강 악화와도 연관이 있는데요.
빛이 인체의 숙면호르몬이자 항암능력을 가진 멜라토닌의 정상 분비를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불을 켜고 자는 아이는 나중에 근시가 될 확률이 더 높고,
빛 때문에 깊은 수면에 방해받아 과잉행동으로 연결될 수도 있다는 경고
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 유독 안경 쓰는 사람이 많은 건가 싶기도...ㅜ ㅜ


사정이 이러하니 선진국에서는 과다한 빛이 자연은 물론 사람에게 좋지 않음을 인식하여
빛을 거부할 권리 를 주장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빛 공해 방지법'과 '조명 조례'도 제정했고,
일본도 번화가나 도심 주택지 '조명 환경권 장치'를 마련했다고 합니다.

심지어 '깜깜한 하늘을 위한 국제 협회(International Dark-Sky Association)' 라는 단체도 생겨났고요.
불을 끄고 별을 켜자는 건데, 생각해보니 별을 본 지가 언제적인지 생각도 안나네요.;;;


3월 27일, 내일은 '불 끄는 날'입니다.
방법은 간단해요. 딱! 한 시간 정도 불을 끄고 있어보는 겁니다.
이 행사는 지난 2007년 세계야생동물기금(WWF)이 주관해
호주 시드니에서 시작한 환경 캠페인으로
작년에는 88개국 4000여개 도시가 이 행사에 참여
했습니다.

올해도 한강다리, 서울N타워, 63빌딩, 서울역, 서울성곽 등
서울의 주요 랜드마크들의 조명도 8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1시간 동안 꺼진다고 하네요.



집에서도 그렇게 한 번 해보는 겁니다.
한참 드라마 보는 시간인데...
아니면 한 시간 동안 불 끈다고 뭐가 달라질 수 있겠어? 그런 생각 드시나요?
저도 처음엔 그런 생각이 들었고, 막상 해보려니 겸연쩍기도 했었어요.
그러나 한 번 해보면 생각이 달라질 겁니다.^^

1. 우선 초를 하나 마련합니다. (요즘에 아로마 향초도 많지만 저는 벌꿀초를 좋아한답니다^^)
2. 식구들이 한 자리에 모여 앉아 촛불을 켜고, TV는 물론 모든 불을 꺼보는 겁니다.
3. 그리고 가만 앉아 이야기를 합니다.

옵션!!!
* 미리 이야기 거리를 정하거나, 이왕 시작한 거 분위기 있게^^
  시를 읽거나 잔잔한 음악을 듣는 것도 괜찮습니다.

* 영 어색하면 추억의 전기게임이나 369도 해볼 수 있지만,
   이왕 불을 껐으니 조용하게 보내기를 강추! 하지만 선택은 여러분의 취향에 따라...

경고!!! 촛불 켜고 잠이 들거나 너무 바싹 붙어 있다 앞머리 태우는 일은 없어야겠습니다!!!!

예전에는 이렇게 하지 않아도 저절로 불이 꺼지는 전국적 정전 이벤트가 있었지요. 
어둠 속에서 초 하나를 켜고 식구들이 어깨를 붙이고
도란도란 이야기도 하고 손가락으로 그림자 놀이도 하고 그랬던 생각이 납니다.

가끔씩 있었던 정전 이벤트(?)는 어린 마음에도 마음이 평화로워지고 따뜻해졌던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맙소사! 세상이 좋아져 정전 이벤트는 없어졌고,
일부러 불을 꺼봐야 밤이 깜깜하다는 것을 알게 되는 세상을 살고 있네요. 크흑,, -ㅅ-

한참 텔레비전 앞에서 멍 때리고 있어야 할 시간에 불을 끄면 막상 뭘 해야할지 몰라서 멍하기도 합니다.
그만큼 우리가 주체적으로 살지 못하고, 생각할 여백도 없이 뭔가의 노예가 되어 있는 증거겠죠?
(-> 이런 생각이 들면 성공적!)

시간이 흐를수록 머리도 가슴도 맑아지고 잠자던 감수성도 촉촉하게 젖어오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 이런 경지에 이르면 대성공! 그러나 감수성 따위가 느껴지지 않더라도 불을 끈 것만으로도 대성공!)


일단 오늘 한 번 해보자고요.
깜깜한 밤을 누릴 권리, 1년에 한 번도 찾지 못하면 우리, 행복한 거 아니잖아요...^-^




글을 쓴 그린C는 누구?
저는 그린C라고 해요. 돌쟁이 아기 엄마로 짬이 날 때마다 에코블로그(
http://ecoblog.tistory.com)를 운영하면서 풀무원 사외보 <자연을담는큰그릇>에도 원고를 투고하고 있답니다. 그 인연으로 <풀무원의 '아주 사적인' 이야기>에서도 객원 에디터로 포스팅을 하게 됐어요. 원래도 환경문제에 관심이 있었지만, 아기를 낳아 키우다보니 우리 아이에게 물려줄 미래에 대해 더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고민을 하게 되었답니다.



 

posted by 그린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