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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HAS Life

이탈리아의 특별한 슈퍼마켓 '이탈리(Eataly)'를 가다...

풀사이 마니아 분들이시라면
제가 '올가 매장(특히 방이점)'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잘 아실텐데요.

멋들어진 외관은 물론이고
유기농이라는 이름의 식재료들이 잔뜩 있기 때문입니다.
보기만해도 건강해지는 느낌이랄까요?

그런데 이탈리아에도 이러한 곳이 있다는 사실!
국가명과 발음이 같은 '이탈리(Eataly)'라는 이름의 대형 식품매장으로,
현지인들에게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곳의 컨셉은 '웰빙'으로
좋은 식품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고자 하는 취지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패스트푸드에 밀려 점차 설자리를 잃어가는
이탈리아 전통 방식의 치즈,와인,올리브 등등을 알리는 기능도 하구요..
(그러고보니 올가에서도 다양한 교육이 진행되는군요..ㅎㅎㅎ)

어떠세요? 관심 팍팍?
그래서 제가 이곳을 소개하는 기사를 준비 했습니다.

이탈리아의 '이탈리'를 소개하는 자담큰 기사(2007년 봄호 게재)를
한국의 '올가'와 비교하며 읽어보시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네요. ^^


Italy의 토리노에 막 문을 연
Eataly라는 특별한 수퍼마켓
고향인 토리노로 돌아온 파리네티는 맛있고 좋은 음식을 싼 값에 사람들에게 소개하는 공간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그는 단지 음식 재료를 팔기만 하는 수퍼마켓을 원하지 않았다. 패스트푸드에 밀려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는 이탈리아 치즈, 와인, 올리브오일, 햄, 소시지를 소비자들에게 알리는 교육 기능을 갖추고 싶었다. 이러한 음식을 만드는 장인들이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전통 방식을 유지하면서도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싶었다.

글과 사진.김성윤(조선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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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를 뒤흔든 한 식품가게의 오픈
이탈리아에서 음식깨나 좋아한다는 사람들 사이에서 요즘 ‘이탈리’가 화제다. ‘Italy’가 아니라 ‘Eataly’이다. 지난 1월 이탈리아 북서쪽에 있는 도시 토리노에 문 연 대형 식품매장이다.
지상 2층과 지하 1층을 합친 총 매장 면적이 1만1000제곱미터(약 3300평). 대형 할인매장에 익숙해진 한국 사람에게는 대수롭지 않을 수 있지만, 작은 식료품점에 익숙한 이탈리아인들에게는 엄청난 규모로 여겨지는 모양이다. 흥분한 이탈리아 신문·방송은 ‘하이퍼마켓’(hypermarket·초대형 수퍼마켓)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이탈리 오픈을 대대적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과거 베르무트(vermouth·화이트와인에 양초와 향신료를 첨가해 맛을 낸 술) 브랜드 ‘카르파노’(Carpano)를 생산하던 공장 건물을 개조했다.
대형 식품 매장, 또는 초대형 수퍼마켓이라는 표현은 이탈리를 설명하기에 매우 부족하다.


음식계의 이케아를 지향하는
'파리네티'라는 남자
지난 2월 토리노에 갔다가 이탈리 대표 오스카 파리네티(Oscar Farinetti)를 만났다. 파리네티는 “건강한 음식, 맛있는 음식이 더이상 부자들만의 향유물이어서는 안된다”면서 “우리는 ‘음식계의 이케아(IKEA)’를 지향한다”고 이탈리를 열 게 된 배경과 목표를 설명했다.
이케아는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디자인이 뛰어난 가구·생활용품을 파는 매장을 세계 각국에서 운영하는 스웨덴 기업. 그러니까 파리네티는 자꾸만 고가, 고급, 한정된 소수의 부자들의 향유물로 바뀌려 하는 ‘웰빙’이란 개념을 모든 사람들이 즐기도록 하겠다는 원대한 꿈을 꾸는 것이다.
여기서 파리네티를 소개해야겠다. 원래 파리네티는 한국의 ‘하이마트’와 비슷한 대형 가전제품 유통체인 ‘우니유로’(UniEuro)를 운영하던 기업가. 늘 음식에 관심 많던 파리네티는 4년 전 우니유로를 매각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음식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이탈리아와 유럽, 세계 전역을 돌면서 음식과 문화를 맛봤다.


슬로푸드 창시자와의 만남
고향인 토리노로 돌아온 파리네티는 맛있고 좋은 음식을 저렴한 가격에 사람들에게 소개하는 공간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그는 단지 음식 재료를 팔기만 하는 수퍼마켓을 원하지 않았다. 패스트푸드에 밀려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는 이탈리아 치즈, 와인, 올리브오일, 햄, 소시지를 소비자들에게 알리는 교육 기능을 갖추고 싶었다. 이러한 음식을 만드는 장인들이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전통 방식을 유지하면서도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싶었다.
파리네티는 오래 전부터 친구로 지내온 카를로 페트리니(Carlo Petrini)에게 도움을 청했다. 페트리니는 ‘슬로푸드’(Slow Food) 창시자다. 슬로푸드는 맛을 표준화하고 전통 음식을 소멸시키는 패스트푸드에 대항해 음식과 식사의 즐거움, 전통음식 보존 등을 위해 ‘느림의 철학’을 강조하는 단체. 음식 담당기자이던 페트리니가 1986년 맥도날드의 로마 스페인광장 진출에 격분해 만든 슬로푸드는 이제 세계적 단체로 성장했다. 토리노 남쪽에 있는 작은 도시 브라(Bra)에 이탈리아 및 세계본부를 두고 있다. 브라는 페트리니의 고향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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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이탈리' 매장 지하에 있는 와인과 맥주, 올리브오일 코너에서 판매하는 400여종의 세계 맥주는 모두 시음이 가능하다. 물론 매장 코너마다 별도로 딸려 있는 바(Bar)를 이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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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일 년 열두 달 각각의 달에 나오는 제철 과일과 채소 사진이 들어있는 원형테이블. 벽면에는 '제철 음식이 더 맛있고 더 저렴하고 더 영양높고 더 몸에 좋다'는 글귀가 커다랗게 적혀 있다.[사진:김성윤]


제철 음식을 강조한다
이탈리를 둘러봤다. 정문을 들어서면 바로 오른쪽에 도서관이 있다. 대단한 규모라거나 엄청난 숫자의 책으로 소장한 곳은 아니지만, 음식 관련된 서적·요리책·잡지 등이 비치되 있어서 누구나 꺼내 읽을 수 있다. 아이들이 음식과 친해지도록 음식을 주제로 한 동화책이 특히 눈길을 끈다.
입구 앞으로 거대한 원형 테이블이 있다. 테이블은 여러 쪽으로 나눠져 거대한 피자처럼 보인다. 모두 12쪽. 일 년 열두 달을 의미한다. 각 쪽에는 그 달에 제철인 과일, 채소 사진이 들어있다. 테이블을 둘러싼 벽에는 커다란 글씨로 ‘제철 음식이 더 맛있고 더 저렴하고 더 영양 높고 더 몸에 좋다’고 적혀있다.


전통 음식을 대접한다
원형 테이블을 돌아 본격적인 매장 안으로 들어갔다. 매장은 고기, 햄·소시지, 치즈, 채소, 과일, 와인, 맥주 등 음식재료별로 구분돼 있다. 이탈리아 전역에서 전통 방식대로 생산되는 음식재료들이 종류별로 다양하다. 치즈만 무려 200여 가지. 전통 방식대로 생산하니, 제품은 거의 대부분 유기농이다. 모든 코너에는 각 음식에 대한 설명이 붙어있다. 종업원들도 자신이 판매하는 음식에 대한 지식이 전문가 수준이다.
매장에서 판매하는 음식재료들은 슬로푸드와 함께 골랐다. 슬로푸드가 전통 방식대로 생산하여 전통 맛을 내는 재료들의 목록을 만들어 파리네티에게 주었고, 이들 중에서 다시 골라 진열하고 판매하는 방식이다.
슬로푸드에서는 이탈리가 판매할 음식을 고르도록 도와주면서 ‘컨설팅’ 명목의 돈을 받지는 않았다고 한다. 대신 지하 매장 3분의 1 정도를 ‘프레시디아’(Presidia) 제품을 판매할 공간으로 제공받았다. 프레시디아는 전통 방식대로 음식을 생산하도록 슬로푸드에 기술과 자금 지원을 받는 세계 각국의 장인과 농장, 공방 등을 말한다. 50여개 프레시디아가 와인, 치즈, 올리브오일, 식초를 전시·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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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7,8, 매장의 각 코너에는 구입한 음식재료를 건네주면 바로 음식으로 만들어주는 식당이나 바(Bar)가 딸려있다. '이탈리' 매장에서 판매되는 치즈가 무려 200여 가지. 거의 대부분 유기농 제품이다.[사진: 김성윤]


유리병에 따라 파는 올리브오일
지하 1층에는 프레시디아와 함께 와인과 맥주, 올리브오일 코너가 있다. 커다란 참나무통에 담긴 올리브오일과 와인을 원하는만큼 유리병에 따라주기도 한다. 와인 또는 올리브오일 가격에 병값만 추가하면 되니까, 라벨을 붙인 브랜드 제품보다 훨씬 싸다. 이탈리 관계자는 “과거 이탈리아 시골에서 흔히 볼 수 있던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400여종을 헤아리는 세계 각국 맥주는 최근 세계 맥주시음대회에서 1등을 차지한 이탈리아인 ‘맥주 소믈리에’가 고르고 모은 제품들이다.
코너마다 식당 또는 바(bar)가 딸린 점도 독특하다. 햄·소시지 매장 앞에 바 형태의 간단한 식당이 붙은 식이다. 구입한 음식재료를 건네주면 바로 음식으로 만들어준다. 물론 식당 메뉴판에서 음식을 골라도 된다. 접시당 6~10유로 정도로, 평균 8유로쯤 된다. 8유로면 우리 돈으로 1만원쯤이니까(1유로=약 1250원) 유럽에서는 저렴한 편이고 한국과 비교해도 크게 비싸지 않다.


웰빙은 부자만의 것인가?
맥주, 와인매장 바에서는 당연히 맥주와 와인을 시음할 수 있다. 이탈리 관계자는 “아무리 좋은 재료라도 어떻게 먹는지 모르면 소용 없기 때문에 매장에서 요리하는 방법을 눈으로 보고 입으로 맛보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지하 1층에는 정식 레스토랑이 있다. 이밖에 쿠킹 스튜디오가 1층에 있다. 2층에는 다목적 강의실이 있는데, 누구나 예약하면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했다.
파리네티는 “토리노 1호점을 시작으로 밀라노, 피렌체, 볼로냐, 베로나, 팔레르모 등에 이탈리아 주요 도시에 오픈 계획이 확정됐고, 뉴욕·토쿄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웰빙을 값싸게 대중에게 공급한다는 파리네티의 야심찬 계획. 미래가 궁금하다.


*본 컨텐츠는 풀무원 사외보
<자연을담는큰그릇> 2007년 봄호에서 발췌하였습니다.


posted by 풀반장사용자 삽입 이미지